쇼코의 미소 - 최은영
쇼코의 미소 ㅣ 최은영 저 ㅣ 문학동네 ㅣ 2019. 06. 20
* 책 소개
“소설가로서 최은영의 가장 큰 미덕은
그게 무슨 탐구든 반드시 근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녀가 앞으로 쓰게 될 근사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_김연수(소설가)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 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바로 그 신인 소설가 말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인상’은,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등단작 「쇼코의 미소」 한 편밖에 없는 신인 작가가,
등단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그 특별함이 있다. 어떤 갑론을박도 없이 모두에게서 동일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탁월한 소설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
―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어떤 영화들처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실하다’라는 느낌”(문학평론가 신형철)을 준다는 것, 그로부터
“소설이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소설가 임철우)라는 것.
최은영은 등단 초기부터, “선천적으로 눈이나 위가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 앞에 겸손히 귀를 열고 싶다고 밝혀왔다.
최은영의 시선이 가닿는 곳 어디에나 사람이 자리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는 정밀한 물매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들을 바로 그 ‘사람의 자리’로 이끈다.
[예스 24 제공]
* 책 리뷰
내게 소설을 읽다가도 눈물이라는 것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작가.
최은영 작가의 소설은 분명한 상상 속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내게는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같았다.
다른 국적을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서로 다른 듯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그들을 얼마나 성장시키는지.
서로에게 우월감, 동질감, 공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그들은 성장해간다.
최은영 작가의 소설은 언제나 타인에 대한 물음 혹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다가오는 감정, 그 힘으로 서로를
온전히 만들어가는 과정이 나타난다.
책을 읽고 나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쉽사리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비겁하게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그런 이상한 오만으로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안게 되어버렸지만.
그때는 나의 삶이 속물적이고 답답한 쇼코의 삶과는 전혀 다른,
자유롭고 하루하루가 생생한 삶이 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 <쇼코의 미소> 中
모든 사람은 홀로일 때가 있고 함께일 때가 있다.
그 순간 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을
너무나도 섬세하고 투명하게 표현하는 문장들이
소설 속 등장인물에게 내 자신을 투영시켜
이야기 안으로 빠져들게 한다.
정말 신비스럽고 특별한 경험이다.
어째서 나는 소설 속 인물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인가.
어째서 나는 소설 속 인물의 감정에
공감하고 있는 것인가.
시간은 지나고 사람들은 떠나고 우리는 다시 혼자가 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기억은 현재를 부식시키고
마음을 지치게 해 우리를 늙고 병들게 한다.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었다.
나는 그 말을 언제나 기억한다.
- <한지와 영주> 中
* 책아저씨가 뽑은 책 속 한 줄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 <쇼코의 미소> 中